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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쉽고 맛있게…냉장고 속으로 떠나는 집콕 세계여행

등록 :2021-07-23 09:41수정 :2021-07-23 09:50

코로나로 국외여행 언감생심
냉장고 털어 현지 음식 배워보자
유명 셰프의 초간단 레시피 공개
프렌치 레스토랑 윌로뜨 이승준 셰프가 제안한 프랑스 가정식 블랑케트.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프렌치 레스토랑 윌로뜨 이승준 셰프가 제안한 프랑스 가정식 블랑케트.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추억으로만 남은 국외여행의 기억을 더듬어보자. 우리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현지에서 먹었던 맛있는 음식이 아닐까. ‘호텔스닷컴’이 지난 2월 발표한 ‘2021 익스피디아 업그레이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인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7%가 여행과 휴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가장 그리워한다고 답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의 민족답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옴짝달싹 못 하게 된 요즘, 휴가는 글렀다며 울적해 있을 필요는 없다. 아쉬운 대로,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8할인 먹고 마시기를 집에서 즐기면 되지 않겠나. 조용한 도시에서 ‘집콕’ 신세가 된 고독한 미식가들이여, <ESC>와 함께 ‘집구석 세계 미식 여행’을 떠나보자.

일식 선술집 ‘오반자이시젠’의 임정서 셰프의 된장 고등어조림과 차가운 가지 요리.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일식 선술집 ‘오반자이시젠’의 임정서 셰프의 된장 고등어조림과 차가운 가지 요리. 윤동길(스튜디오어댑터 실장)

가까운 아시아부터

우선, 가까운 일본. 일본은 한국인이 여행지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나라다. 여행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도시 10곳 가운데 4곳이 후쿠오카, 오사카 등 일본의 도시였을 정도. 일본에서 먹었던 아기자기하고 앙증맞은 음식이 그립다면 직접 팔을 걷어 보자.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오반자이시젠’의 임정서 오너 셰프는 차가운 가지요리인 히야시 나스를 먼저 추천했다. 가지를 세로로 길게 잘라 칼집을 넣어준 뒤 껍질 쪽을 팬의 바닥에 가도록 눕혀 180도로 올린 기름에 튀긴 뒤,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와 다시마 육수, 조선간장, 맛술을 섞은 맛국물을 두 재료 위에 자작하게 부으면 끝난다.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위에 면포를 덮고 3시간 정도 그대로 둔 뒤 차갑게 해서 먹으면 일본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전채 요리가 된다.

일본식 된장 미소로 조린 고등어조림인 사바미소니는 메인 요리다. 고등어 두 마리에 소금 2큰술, 설탕 1작은술, 일본식 된장 3큰술, 진간장 2/3큰술, 맛술 5큰술, 무 서너 토막, 파·생강 약간, 청주 한 잔을 넣어 보글보글 끓이면 된다. 셰프의 팁은 된장을 한 숟갈 남겨 둔 뒤 마지막에 추가로 넣어준다는 것. 끓일수록 구수한 맛을 내는 한국 된장과 달리 일본 된장은 오래 끓이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이란다. 청주를 곁들이면 더욱 일본 느낌이 날 테지만, 임 셰프는 막걸리를 추천했다. 포근한 식감과 감칠맛이 막걸리와 매우 잘 어울린다.

고수, 레몬만 있다면 이국적인 맛이 물씬 나는 강하라 작가의 비건 쌀국수. 강하라 제공
고수, 레몬만 있다면 이국적인 맛이 물씬 나는 강하라 작가의 비건 쌀국수. 강하라 제공

일본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곳은 동남아시아다. 한가롭게 슬리퍼를 신고 나와 땀을 흘리며 뜨끈한 쌀국수를 먹은 기억을 소환해보자. 집에서 쌀국수라니, 어쩐지 복잡한 과정이 있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면 강하라 작가의 레시피를 참고해보자. 대파, 양파, 당근, 무 등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와 다시마를 넣고 채수를 낸 뒤, 생강을 잘라 칼로 살짝 으깨 넣고 끓이면 육수 준비 끝.

쌀국수를 뜨거운 물에 담가 두고, 버섯, 대파 등 좋아하는 채소를 썰어 준비한다. 숙주, 레몬을 더하면 한결 이국적인 맛이 난다. 고수를 좋아한다면 국수 위에 듬뿍 올리자. 콧잔등에 땀이 송송 올라오도록 한 그릇 후루룩 먹은 뒤, 소파에 기대 선풍기 바람 솔솔 맞으면 당신이 있는 그곳이야말로 최고의 휴양지!

프렌치 디저트숍 프리쏭 김다해 셰프가 알려준 갈레트. 제철 과일과 냉장고 속 식재료를 활용해 근사한 한 접시를 만들 수 있다. 신소윤 기자
프렌치 디저트숍 프리쏭 김다해 셰프가 알려준 갈레트. 제철 과일과 냉장고 속 식재료를 활용해 근사한 한 접시를 만들 수 있다. 신소윤 기자

자투리 채소·과일 활용한 프렌치

여행의 백미는 유럽, 유럽에서도 프랑스 아닌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렌치 레스토랑 윌로뜨의 이승준 셰프는 함께 일하는 요리사들에게 “요리사는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함께 파는 것”이라고 자주 말한다. 16일 만난 이 셰프는 프랑스 요리 블랑케트로 음식 여행을 마련했다. 블랑케트는 한국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처럼 프랑스 가정에서 흔히 먹는 요리다.

2인 기준 닭가슴살 160g, 브로콜리 1/3개, 당근 반개, 양파 1/4개, 양송이 또는 표고버섯, 버터 2큰술 반, 밀가루 2큰술 등이 필요하다. 닭가슴살 대신 연어, 흰살생선, 돼지고기 안심이나 목살도 좋다. 채소와 고기를 깍둑깍둑 썰어 중간 불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 볶는다. 너무 센 불에 볶으면 결과물이 갈색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 팬에 볶던 재료를 한쪽에 모아 두고 버터와 밀가루를 볶아 루를 만든다. 닭 육수(없으면 그냥 물)와 생크림을 추가해 당근이 익을 때까지 끓여주고 소금, 후추, 너트메그(육두구) 등으로 간을 하면 완성. 보통 밥이나 파스타 면을 곁들여 먹는다. 상큼한 레몬 드레싱 등으로 버무린 샐러드, 잘 익은 총각무나 동치미와도 아주 궁합이 좋다. 이 셰프는 “산미가 있는 화이트 와인이나 피노 누아 계열에 산딸기 풍미와 오크 향이 나는 레드 와인을 곁들이면 집 안이 바로 프랑스”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디저트가 빠질 수 없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프렌치 디저트 숍 프리쏭을 운영하는 김다해 셰프는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요리인 갈레트를 추천했다. 메밀가루를 우유와 달걀에 풀어 얇게 부친 갈레트는 어느 재료와도 부드럽게 어울려 달콤한 디저트, 짭조름한 식사용으로 두루 활용할 수 있다.

볼에 메밀가루 100g과 소금 한 꼬집, 달걀 한 알을 넣어 섞은 뒤, 우유 300g을 두번에 나눠 넣고 개어준 뒤 버터 1큰술을 녹여 섞는다. 랩을 씌워 냉장고에 30분 정도 숙성시키면 반죽의 메밀가루 풋내가 가라앉는다. 중간 불에 팬을 올리고 기름을 두른 뒤 반죽을 2큰술 정도 덜어 빠르게 펼친 뒤 가운데 부분이 펄럭이기 시작하면 조심스럽게 뒤집으면 된다.

곁들일 재료는 취향대로 마련해도 좋다. 김 셰프는 “캐러멜 소스, 바나나, 견과류에 아이스크림을 얹거나, 요즘 제철인 천도복숭아와 부라타 치즈가 좋다”고 말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갈리나데이지 박누리 셰프의 폴포 샐러드. 이정국 기자
이탈리안 레스토랑 갈리나데이지 박누리 셰프의 폴포 샐러드. 이정국 기자

요즘 제철 감자와 가지로 이탈리안

프랑스 옆 이탈리아도 인기 많은 관광지이자 미식의 천국이다. 서울 종로구 서촌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갈리나데이지를 운영하는 박누리 셰프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폴포 샐러드를 추천했다. 폴포는 문어란 뜻이다. 부드럽게 삶은 참문어에 감자, 아보카도, 방울토마토, 올리브 등을 더해 레몬 드레싱에 버무려 내면 끝일 정도로 무척 간단하다. 좋은 올리브유, 레몬즙, 소금, 후추만으로도 맛있으니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자. 박 셰프는 “요즘 맛이 좋은 햇감자를 활용하고 문어가 없다면 낙지, 주꾸미, 오징어 등 냉장고 사정에 따라 재료를 바꿔도 좋다”고 말했다.

이탈리아가 고향인 한태리씨가 추천한 이탈리아식 가지 요리, 파르미자니 디 멜란차네. 한태리 제공
이탈리아가 고향인 한태리씨가 추천한 이탈리아식 가지 요리, 파르미자니 디 멜란차네. 한태리 제공

한국 생활 6년 차인 이탈리아인 한태리(29·스태피)씨는 고향 이탈리아가 그리우면 가지 요리인 파르미자나 디 멜란차네를 해 먹곤 한다. 줄여서 파르미자나라고도 하는 이 요리는 아주 간단하다. 가지를 길게 썰어 토마토소스를 바른 뒤 모차렐라 치즈를 덮고 오븐에 구우면 된다. 오븐이 없으면 프라이팬 약한 불에 익혀도 좋다. 파르메산 치즈가 있다면 마지막에 위에 뿌려 먹자.

미국식 베이글의 비법은

이제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가보자. 최현정 맥도날드 총괄 셰프와 함께 도착한 곳은 미국 뉴욕이다. 한국에서 베이글을 먹을 때 어쩐지 현지의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그의 팁을 참고해보자. “베이글은 어떤 브랜드냐보다 어떻게 굽는지가 중요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바싹 구워야 한다. 자른 단면이 먹음직한 갈색이 될 때까지.” 베이글은 밀도가 높고 속이 조밀한 빵이기 때문에 바싹 구워야 표면의 바삭함과 쫄깃한 속을 함께 느낄 수 있단다.

최현정 맥도날드 총괄 셰프가 제안한 베이글과 크림치즈 스프레드. 맛있는 책방 제공
최현정 맥도날드 총괄 셰프가 제안한 베이글과 크림치즈 스프레드. 맛있는 책방 제공

베이글과 찰떡궁합인 크림치즈 스프레드도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다. 냉장고에 남은 방울토마토와 견과류를 활용한 두 종류의 스프레드 레시피를 전한다. 방울토마토 10~12개를 올리브유 20g, 소금, 검은 후추를 섞어 190도 오븐에 7~8분 굽는다. 크림치즈 200g, 생크림, 우유 적당량을 넣고 식힌 방울토마토도 함께 넣어 섞어주면 된다. 견과류 스프레드는 크림치즈와 치즈 절반 양의 견과류, 꿀, 생크림, 우유, 소금을 섞어주면 된다. 견과류는 쪼개서 오븐이나 프라이팬에서 3~5분 구운 뒤 식혀 쓰면 훨씬 고소하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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