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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교

천막에서 세계최대 교회로 ‘선교 신화’…교회 사유화 논란도

등록 :2021-09-14 08:05수정 :2021-09-16 02:34

순복음교회 설립 조용기 목사 별세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 베다니홀에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조 목사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조문은 15일 아침 7시부터 가능하다. 국민일보 제공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 베다니홀에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조 목사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조문은 15일 아침 7시부터 가능하다. 국민일보 제공
세계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조용기 목사가 14일 오전 7시13분께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6.

조 목사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해왔다.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부인 고 김성혜 한세대 총장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조 목사는 1958년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설립한 천막교회를 지금의 교인 수 80만여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교회로 키워내며 선교의 신화를 쓴 인물이다.

1936년 경남 울산에서 5남4녀 중 맏이로 태어난 고인은 고교 2학년 때 폐결핵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던 당시 병문안 온 누나의 친구를 통해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1956년 순복음신학교에 입학해 같은 학교에서 만난 최자실(1915~89) 전도사와 함께 대조동 공동묘지 근처에서 신자 5명으로 공동 목회를 시작했다. 천막교회 신자가 불어나자 1962년 서울 서대문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전신인 순복음중앙교회를 개척했다. 교인 수가 급증하자 1968년 당시 모래벌판이던 서울 여의도의 약 1만㎡(3천여평) 부지에 교회를 세워 1973년 입당했다. 조 목사는 그 사이 1965년 김성혜씨와 결혼해 3남을 두었다.

조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성장을 이어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79년 신자 수 10만명, 1981년 20만명, 1984년 40만명, 1992년 70만명을 잇따라 돌파하며 세계 최대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조 목사는 예수를 믿으면 영혼 구원뿐 아니라 부자 되는 물질 축복과 건강 축복까지 받는다는 ‘3박자 구원론’으로 세속적 욕구에 부응하며 엄청난 호응을 얻어냈다. 1965년 여러차례 강단에서 쓰러지는 등 병으로 인해 혼자서 목회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서울 지역을 20개 구역으로 분할한 후 평신도 여성들을 구역장으로 임명하고 교육시켜 구역 모임을 이끌게 했다. 이런 교역장 분화가 신자 수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3박자 구원론이 성서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고, “방언 못하면 구원 못 받는다”는 발언으로 인해 이단으로 정죄되기도 했다. 이에 조 목사는 발언을 취소함으로써 이단 시비에서 벗어났다. 조 목사는 주로 병자를 치유하는 부흥회를 통해 교인을 끌어모았으나, 정작 자신은 젊은 날부터 지속적으로 병고 속에서 살았고, 2006년엔 파킨슨병 진단까지 받았다.

야외집회에서 설교하는 조용기 목사. 사진 <한겨레> 자료
야외집회에서 설교하는 조용기 목사. 사진 <한겨레> 자료
조 목사는 2008년 5월 당회장직에서 물러나 이후 원로목사로 활동했다. 상당수 대형교회 설립자들이 담임직을 자식에게 세습해주는 상황에서 당회장을 이영훈 목사에게 물려줌으로써 호평을 받았다.

조 목사는 당회장 은퇴 후 영산조용기자선재단에서 행복나눔운동을 펼쳐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외국인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경제적·의료적으로 돕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심장병원이 없는 평양에 심장병원을 세우는 일에 앞장섰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뒤 김대중 대통령이 병원 건립을 제안하자 조 목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2007년 6월 개성을 방문해, 약 20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에 280병상을 갖춘 심장병원을 평양에 짓기로 했다. 그러나 병원 건립 중 2010년 천안함 사태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건축이 중단됐다.

조 목사는 당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사실상 막후에서 교회의 전권을 행사하고, 가족들이 교회 관련 단체들을 통해 교회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1년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29명이 조 목사가 당회장 시절 교회 돈을 빼돌려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주식 투자에 수백억원을 사용하게 했다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교회에 13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조 목사는 결국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형이 확정됐다.

지난 2011년 4월26일 교회 사유화 논란이 일자 여의도순복음교회 강단에서 무릎을 꿇고 회개하는 조용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누리집 영상 갈무리
지난 2011년 4월26일 교회 사유화 논란이 일자 여의도순복음교회 강단에서 무릎을 꿇고 회개하는 조용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누리집 영상 갈무리
고인의 정치적인 발언도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박정희 대통령의 삼선개헌 논란이 한창이던 1969년 9월 “기독교인은 성서의 가르침을 따라 날마다 그 나라의 수반인 대통령과 영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2011년엔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등과 함께 우파 성향의 기독교정당 결성을 추진했고,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초대형교회 목사들이 자신을 밀고 있다고 주장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처럼 고인은 세계 최대 교회를 일구며 교회 성장의 신화를 썼으나, 신학적 이단 시비와 정치적 시비를 일으키고, 교회 사유화와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영욕의 삶을 동시에 살았다.

유족으로는 희준, 민제, 승제 3남이 있다. 빈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다니홀에 마련됐다. 장례예배는 18일 오전 8시 한국교회장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리며,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설교한다. 장례위원장은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장종현·이철·소강석 목사가 맡았다. 하관예배는 18일 오전 10시 장지인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 묘원에서 열린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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