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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확인 안 끝났는데…신한울1호기 가동 시작 논란

등록 :2022-05-23 18:22수정 :2022-05-23 19:47

한수원, 22일 신한울 1호기 가동 착수
원안위 요구 수소제거설비 보고서 미제출
“안전검증 절차 무시” “성급하다” 지적
한국수력원자력이 22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왼쪽) 원전. 한수원은 다음달 중 전기 생산을 시작해 하반기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22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왼쪽) 원전. 한수원은 다음달 중 전기 생산을 시작해 하반기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로 격납 건물 안 수소제거설비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요구한 성능과 안전성 확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한울 1호기 가동에 들어가 논란이 일고 있다.

한수원은 22일 신한울 1호기가 이날 오전 11시 최초 임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임계’를 두고 “원자로에서 원자핵분열 반응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원자로 가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이날 “앞으로 신한울1호기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발전소 계통의 성능시험을 거쳐 다음달 초에는 최초로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며, 단계별 주요 시험을 거친 후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한수원이 신한울 1호기 원자로를 가동하고 발전과 상업운전 일정까지 예고했지만, 원안위가 요구한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PAR·파)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13일 열린 제157차 회의에서 한수원에 신한울 1호기에 설치된 파의 수소 제거율 등에 대한 실험 최종 보고서를 6월까지 제출하고, 필요시 후속 조처를 이행하라는 운영허가 조건을 의결했다. 파는 원전 사고 때 원자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소를 전원 공급 없이(피동형) 촉매와 결합시켜 제거하는 장치다. 한수원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수소폭발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원전에 이 장치를 설치했다.

신한울 1호기에도 설치된 이 장치는 원안위가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를 쉽게 내주지 못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지난해 초 한수원 내부자가 이 장치들의 성능이 기준에 미달하고 화재 위험까지 있다는 공익제보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집중 검토한 원안위는 지난해 7월 한수원에 운영허가를 내주며 “설치된 피동촉매형수소재결합기에 대해 수소제거율과 촉매이탈 등의 실험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실시해 2022년 3월까지 최종보고서를 제출하고 필요시 후속 조치를 이행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하지만 한수원은 보고서 제출 시한 만료 직전인 지난 3월24일 원안위에 공문을 보내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조건 사항 파 실험 최종보고서 제출 조치기한 변경’을 신청한데 이어, 지난 3일에는 구체적으로 6월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수원이 원안위의 사전 승인 없이 3월 최종 보고서 제출 시한을 넘긴 것은 운영허가 조건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처리를 놓고 고심한 원안위는 결국 지난 13일 회의에서 한수원의 요청대로 운영허가 조건의 사후 변경을 의결했다.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기 전에 한수원이 신한울 1호기 원자로를 가동하고 상업운전 일정까지 예고하고 나서면서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영희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변호사는 “한수원이 파의 안전성 확인이 안 됐는데 원자로 가동을 시작했다는 것은 원안위의 파에 대한 검증 절차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보고서 제출과 관련해 또다른 논란이 일 수도 있다. 김호철 원안위원(변호사)는 “보고서 제출 의무자는 한수원이지만 원자력연구원에서 진행한 실험 과정이 한수원의 뜻과는 무관하게 길어진 면이 있어서 조건을 바꿔준 것”이라면서도 “(기한 내에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운영허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니 운영허가 효력이 사라진다는 주장과 새로운 의무를 부과한 것이어서 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다른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면서 다툼이 일 수 있는 상말”이라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오는 6월에 한수원이 최종 실험 보고서를 제출하더라도 파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3월22일 신한울 1호기에 설치된 파와 같은 기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성능 시험 과정에서는 장치 내부에 화재까지 발생해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수소 농도를 8%까지 높여 제거 성능을 확인하려 했으나 수소 농도 7.6% 상태에서 불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원안위는 수소 농도 8%에서의 성능 시험은 기기 제작사에서 시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미 성능을 의심받고 있는 제품 제작사에서 제출할 시험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 원안위원은 “운영허가에 보고서를 내고 필요시 후속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 한수원이 좀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에 설치된 기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 개선하거나 다른 기종으로 대체해야 할 경우 상업운전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상업운전은 우리가 운영허가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원안위에 시운전 결과를 제출해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받고 사업개시 신고를 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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