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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온실가스 감축 목표, 법 말고 시행령에 넣자는 정부

등록 :2021-07-22 18:46수정 :2021-07-22 20:57

20일 환노위 속기록 확인하니
꽉 막힌 국회 탄소중립법 논의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의에서 기후 위기 대응법안 마련을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의에서 기후 위기 대응법안 마련을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서 논의 중인 탄소중립기본법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 탄소중립위원회 출범 이전 혹은 동시에 진행하고자 한 정부와 여당 계획은 법안에 담을 철학,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 표류 중이다.

더욱이 20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환경부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법이 아닌 시행령에 담는 것을 제시했다. 법률에 꼭 담아야 한다고 주장해 온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이 이를 반대하며 제대로 된 논의도 못한 채 소위가 끝났다.

NDC 목표치 법에 담기 부담스럽나…“시행령에 담자”는 제안 나와

이날 환노위 법안소위 속기록을 보면, 이날 오후 소위에 나선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이날 “법률에다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몇 퍼센트 한다, 이렇게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법률에 넣고 세부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그런 형태의 안을 정부 차원에서 논의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NDC를 법으로 고정하는 것보다는 시행령으로 변경 가능성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NDC 목표 수치를 법으로 고정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 온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이 상황에서 법에 넣을 수 없다 그러면 (탄소중립위원회의 안이 공개될) 10월 이후에 법을 만들어야지, 이것을 왜 만드냐”고 지적하며 “앞서 공청회때도 나왔듯이 ‘숙제하기 싫어서 구체적 일정을 안 정한다’ 라고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결국 회의는 소득없이 17분 만에 끝났다.

환경부가 국회에 추가로 제출한 안을 보면 ‘현재까지 정점으로 기록된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 30% 이상 감축’을 제안했는데, 이럴 경우 현재 정부가 목표로 하는 5억3600만톤(2017년 배출량 기준 24.4% 감축)보다 다소 낮은 5억톤 초반 수준이 된다. 국제사회가 탄소중립을 위해 한국 정부에 요구해온 3억톤보다 2억톤 가까이 넘치는 배출량이다. 앞서 이런 내용을 보도한 언론 보도에 대해 21일 환경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10월 탄중위 결론 나기 전에 범위를 정해 담자” 전문가 제안도

한편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의 요청으로 이날 오전 열린 ‘기후위기 대응법안 마련을 위한 입법공청회’에서도 해답을 찾지 못한 듯 했다.

속기록을 보면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었던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원전 이용의 불가피성과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재생에너지를 백업할 수 있는 저장 수단, 인류 기술이 획기적으로 개발되면 그때 가서는 우리가 무슨 저장 수단도 할 수 있고 수소도 만드는데 값싸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기술을 만들어 낸다면 그때가 바로 원전이 서서히 우리 에너지믹스에서 퇴출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2018년 산업부가 제시한 ㎿h당 에너지저장장치 설비 비용 5억4000만원 기준으로 추산하면 4시간 동안 과잉 전력을 저장할 때 필요한 설치 비용이 650조원”이라며 “예산, 기술 제약을 무시할 수 없다. 원전을 일부 적정수준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최근 공개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2개 안을 작성한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법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기존에 NDC를 상향했던 국가들하고 유사한 수준은 어떤 수준일까 이것을 검토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이 새롭게 상향한 NDC 수준은 전부 (기존 목표와 비교해) 40% 초반이고 독일은 50% 초반까지 (감축 목표가) 오른다. 한국도 40% 내외까지 올라가야 한다. 감축량으로 따지면 1억톤 내외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탄을 엘엔지(LNG)나 재생에너지로 대체함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여력이 상당하다. 최대 9700만t까지 줄일 수 있는 걸로 생각된다”며 “이것은 당위고 현실적 우리 감축 여건을 보려면 부문별로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발전 부문은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면 감축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전기요금 등 국민수용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2050년 시나리오는 자유롭게 그려보되 2030년 목표를 구속력 있는 목표가 되기 때문에 세심한 검토를 통해 결정을 해야 한다. 10월께 (탄소중립위원회에서) 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는 법의 범위를 가지고 규정을 하되 최종 결정은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하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명확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이러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면서, 최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정의로운 전환 기금 설치에 관한 법률안’은 언급조차 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별 부문별 감축 노력 등도 언급되지 않았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날 여·야는 정부의 입장을 다시 듣고 NDC 기준을 협의한 뒤 다시 소위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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