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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미래

막대사탕 제조법으로 꽃등심 배양육 만들었다

등록 :2021-08-28 08:59수정 :2021-08-29 14:37

일 오사카대 연구진, 전통 긴타로사탕에서 착안
근육·지방·혈관 모두 갖춘 마블링 스테이크 구현
일본 과학자들이 마블링 소고기를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픽사베이
일본 과학자들이 마블링 소고기를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픽사베이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배양육은 기존 축산 고기의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세포 배양만으로는 고기 덩어리가 아닌 다진 살코기만 가능한 게 약점이다.

이에 따라 배양육 업계는 최근 스테이크처럼 근육과 지방, 혈관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배양육을 만드는 기술 연구에 한창이다. 이를 구현하는 유력한 방법으로 떠오르는 게 3D 프린팅 기술이다. 이스라엘 알레프팜스를 비롯한 몇몇 업체가 이 기술을 이용한 배양육 스테이크를 선보인 바 있다.

일본 과학자들이 이번에 이 나라의 전통 사탕제조법을 응용한 새로운 방식의 3D 프린팅 배양육 기술을 개발해 최근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어디를 자르든 단면에 똑같은 무늬가 나오는 막대형 ‘긴타로아메’(긴타로사탕) 제조 기술을 활용한 방법이다. 일본 민담에 나오는 힘센 소년 긴타로(金太郎)의 얼굴 모양을 표현한 데서 처음 시작됐다고 해서 긴타로사탕이란 이름이 붙었다.

마블링 배양육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 긴타로사탕. 여러가지 형상을 표현할 수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마블링 배양육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 긴타로사탕. 여러가지 형상을 표현할 수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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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추출해 원하는 조직으로 배양

긴타로 사탕은 각기 다른 색깔의 가느다란 사탕막대들을 코, 눈, 입 등 얼굴 각 부위에 해당하는 위치에 맞게 배열한 뒤, 이를 합쳐 둥그렇게 말아 만든다. 굳은 뒤 막대사탕의 단면을 자르면 긴타로의 얼굴이 드러난다.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은 긴타로사탕을 만들 듯이 근육, 지방, 혈관 등의 조직을 바이오프린터로 배양한 뒤 이를 조합해 마블링이 풍부한 일본 와규의 이른바 ‘꽃등심 스테이크’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우선 도축된 소에서 두 가지 유형의 줄기세포를 추출했다. 하나는 근섬유를 만드는 ‘위성세포’, 다른 하나는 지방 조직을 만드는 ‘지방유래 줄기세포’다. 이런 성체 줄기세포는 적절한 조건을 만들어주면 일정한 범위 내에서 필요한 여러 유형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어 ‘다능세포’라고 한다.

긴타로사탕 기술을 응용한 3D 프린팅 배양육 제조 과정. 오사카대 제공
긴타로사탕 기술을 응용한 3D 프린팅 배양육 제조 과정. 오사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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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지방이 알알이 박힌 스테이크 탄생

연구진은 이어 줄기세포를 바이오프린터에 넣고 근육과 지방, 혈관 조직 섬유로 배양했다. 연구진은 특히 실제 고기 조직에서는 근섬유들이 힘줄에 연결돼 있는 것에 착안해, 힘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젤 결합 바이오프린터’를 개발해 사용했다.

그런 다음 각각의 배양된 조직을 마블링 소고기처럼 적절히 섞인 구조로 배열해 조합했다. 세 유형의 조직을 결합하는 데는 단백질을 잘 달라붙게 해주는 효소인 트랜스글루타미나제를 사용했다.

이렇게 해서 72개의 섬유조직(근육 42개, 지방 28개, 혈관 2개)으로 지름 5mm, 길이 10mm의 고기 덩어리가 만들어졌다. 연구진이 이 고기덩어리를 수직으로 썰어본 결과, 긴타로사탕처럼 단면에 흰색 지방이 알알이 박힌 마블링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a는 소고기 스테이크의 구조, b는 꽃등심 배양육 제조 과정. 도축된 소에서 두 가지 유형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바이오프린터에서 세 가지 유형으로 세포를 배양한 뒤 조립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그림이다. 오사카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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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배양육 제조 가능

연구진이 이번에 선보인 배양육은 아직은 기술 시연 단계일 뿐 당장 제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이끈 마츠자키 미치야 교수는 “기술을 더욱 개발해 여러 유형의 세포를 한 배양수조에서 한꺼번에 배양할 수 있게 되면, 복잡한 꽃등심 구조를 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방과 근육의 비율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엉덩이, 등심 등 소의 부위별 특성이나 소비자 개인의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배양육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예컨대 지방 조직의 비율이 엉덩이 고기는 10%, 등심은 47%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진은 “우리가 아는 한, 이번 연구는 실제 고기 구조를 갖춘 배양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첫번째 보고서”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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