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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당대표·대선후보 지낸 4선 의원이 왜 국토교통위로 갔을까

등록 :2021-07-14 04:59수정 :2021-07-14 09:27

정남구 논설위원의 직격 인터뷰 | 심상정 정의당 의원

대한민국 불평등의 근원인 ‘부동산 문제’ 파헤치기 위해
문재인 정부, ‘투기 카르텔’ 잡을 정책 일관성·의지 결여
표 얻기 위한 ‘종부세 상위 2%’, 집부자들도 조롱할 것

‘서민 주거 안정’ 최우선 목표로 새 컨트롤타워 만들어야
토초세 부활, 보유세 실효세율 1%, 공공택지엔 공공주택만
평균 노동자가 10년이면 내집 마련하는 ‘주거 안심 사회’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고양/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고양/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심상정 정의당 의원(경기 고양시갑)은 두차례 당대표를 지냈다. 2017년 5월 19대 대통령선거에는 후보로 출마해 201만7천여표(득표율 6.17%)를 얻었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당선함으로써 4선 의원이 됐다. 그런 그가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로 국토교통위를 선택했다. 정의당 최초였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여러 불만과 갈등이 쏟아진 지난 1년, 그에겐 쉴 틈이 없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건이 드러나자, 당의 ‘부동산투기공화국 해체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국회의원과 모든 선출직 공무원의 부동산 전수조사 실시를 주장했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는 실행에 옮겨졌다. 미공개 중요 정보의 제삼자 제공과 이를 이용한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투기 근절을 위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필요 이상의 부동산 보유에 과세하는 ‘토지초과이득세법’ 제정안, 최근에는 공공개발 택지에 ‘공공주택’만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과 ‘공공자가 공급 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심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불패의 신화를 이어온 투기 카르텔을 압도할 정책 일관성과 의지가 결여돼 있었다’고 진단했다. 국가가 해야 할 주택 정책에 대해 확실한 구상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는 ‘토지초과이득세 부활과 실효세율 1%까지 보유세의 단계적 인상’으로 투기를 막고, 공공택지에 집 없는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만 지어 ‘안심 주거’를 실현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주거급여 대상을 지금보다 2배 늘리는 ‘주거 급여법’ 개정안, ‘최저 주거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주거 기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와 함께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안심 일자리’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의원과 인터뷰는 지난 10일 오전 고양시 화정동 의원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 하고 있다. 고양/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고양/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당대표를 두차례나 지낸 분이 국토교통위로 가셨는데, 뜻하신 바가 있습니까?

“대한민국의 근본 문제가 불평등이고, 불평등 문제의 근원에 부동산이 있기 때문에 정책의 입안부터 결정까지 추진 과정을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집값 문제는 온 국민의 고통과 우울의 원인이 되고 있지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의원님이 보시기엔 어떤 점에서 실패고, 무엇이 문제였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부동산과 관련해 ‘센’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집은 사는(거래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들어가 사는 곳이다, 부동산 투기세력과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 이제 더 이상 부동산을 경기 부양책으로 동원하지 않겠다, 주거 복지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4년간 지켜보니 그게 대통령의 철학과 의지가 실린 말이 아니구나, 비록 선의를 가졌다 해도 준비된 게 없고 무능했구나, 이렇게 혹독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뭘 준비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부동산·주택 문제를 주거 정책으로 다루겠다고 했으면, 제일 먼저 주택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정비했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전형적인 개발 부처, 오늘날 투기공화국을 만들어온 대표적인 부처입니다. 주거 복지를 다루는 곳이 필요했습니다. 새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 집 없는 서민을 위한 주택 공급 정책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시장 대책에 치중했습니다. 집 없는 서민들과 마주보고 대화한 게 아니라, 부동산 부자들에게 놀아났습니다. 종합부동산세 완화에서도 드러났지만, 정통 토건세력인 국민의힘과 지금의 무능한 민주당 정부 사이에는 0.1% 차이밖에 안 난다고 봅니다. 주거 안정과 주거 복지를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이 뭔가 확실한 구상을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의원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 같으면 국토부를 폐지하고 도시주택부를 만들 겁니다. 보통사람들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한 주택·부동산 정책을 앞세우고, 투기 근절을 위한 대책을 뒤따르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주거 안심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도시 노동자 평균임금 기준으로 할 때 지금 우리나라 집값은 18배 정도 되는데,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이라면 10년이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굳이 집을 사지 않더라도, 별걱정 없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이 많아야 합니다. 그런 주거를 보장하는 것이 공공주택이지요. 공공주택 부문이 전체의 20%에 도달하도록 장기 계획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공공택지에는 공공주택만 지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하셨는데요.

“엘에이치가 국가의 강제력을 동원해 토지를 수용한 게 공공택지입니다. 그렇게 조성한 택지를 민간에 팔아먹는 일은 더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공공분양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로또 분양’도 없애야 합니다. 집 없는 서민을 위한 공공자가주택, 공공임대주택 등 공공주택만 공급해야 합니다. 공공주택 생태계 안의 자가주택이라면 토지임대부도 있겠고, 환매조건부나 지분공유형, 분납형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합니다. 3기 신도시 같은 대규모 공공택지는 앞으로 어려우니까, 이번 3기 신도시를 공공주택으로 모두 전환하면 문재인 정부가 실패를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주목을 하지 않네요. 제가 대통령을 직접 만나면 설득할 자신이 있습니다.”

―25% 배정되는 공공분양을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그 마음을 충분히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제가 3기 신도시를 모두 공공주택으로 지으라고 하는 것에 그분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로또 분양은 전체의 25%에 불과하거든요. 그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또 이번에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발표한 것을 보니, 공공분양도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25.7평)가 3억5천만원에서 6억5천만원이나 합니다. 거기 들어가서 살 사람은 누구일까요? 빚내서 사야 하잖아요. 그보다는 반의반값에 품질 좋은 공공자가주택에 들어가 사는 것이, 거기서 살다가 돈을 더 모으면 더 좋은 공공자가로 옮기는 쪽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공공주택만 지으면 슬럼화되고 만다,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수요자 맞춤형으로 신개념 고품질의 공공주택 단지를 만들면 됩니다. 공공주택 컨트롤타워, 이를테면 공공주거위원회 같은 걸 설치해서 이해당사자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해야 합니다.”

―투기적 수요, 초과 수요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투기심리를 부추깁니다. 1970년대부터 형성된 ‘부동산 불패 신화’, ‘아파트 불패 신화’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급진적인 것보다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런 기조하에 필요 이상으로 보유한 토지·주택에 토지초과이득세를 부과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보유세는 실효세율을 5년 목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수준으로, 중장기적으로 1% 도달을 목표로 한 게 노무현 정부 정책이었습니다. 토초세법은 1998년 외환위기 때 경기활성화 목적으로 폐지돼 제가 새로 법안을 제출했고, 보유세는 장기적으로 실효세율 1%를 목표로 하여 단계적으로 강화하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결국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집값 상위 2%에 한정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과 민주당 정부가 부동산 기득권 정당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표를 얻기 위해 국가의 근간을 흔들었음에도 표는 얻지 못할 것입니다. 서민들에게는 배신감을 안겼고. 부동산 부자들한테는 조롱을 당할 것입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부산시장 선거판을 정리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 같은데, 착각이었지 않습니까.”

―공공은 공공주택에만 집중한다면, 민간 부문은 손을 떼라는 것입니까?

“주택 정책은 공공주택으로, 민간 부문은 도시 정책 차원으로 접근해야겠지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했고, 실제 그 길로 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부자들의 개발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민간의 자율성을 들이대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하더라도 공간의 민주화와 공공의 역할까지 부정한다면 ‘특혜 천국’이 되는 거지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 하고 있다. 고양/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고양/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불평등의 핵심에 부동산 문제가 있는데, 소득 불평등도 심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웠습니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시장 만능주의를 보완하는 성장전략인데요. 핵심은 원청 대기업, 프랜차이즈 본점 같은 시장 안의 경제 기득권들에 맞설 수 있는 단결권, 단체결성권, 단체행동권을 을들에게 부여하여 갑을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공정한 소득 배분이 이뤄지고, 그 소득이 생산성 향상으로 선순환되는 게 소득주도성장의 원리이지요. 그런 점에서 보면 최저임금은 사회 정책이지 성장 정책이 아닙니다. 그런데 소득주도성장의 중심 정책으로 최저임금제에만 의존하면서 실패를 예고했다고 봅니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조기에 좌초시키기 위한 구상을 가진 정권이 아니면 할 수 없을 만큼, 안일함과 무책임으로 최저임금을 대했습니다. 임금주도성장이라 하지 않고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한 것은 우리 사회의 약자인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함께 보존하자는 것인데, 결국 ‘갑질 경제’를 혁신하지는 못하고 을과 을의 싸움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역기능을 초래한 것이지요. 정의당이 소득주도 경제 정책의 원조인데, 그걸 어설프게 베껴다 망쳐놔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썼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관은 애초 비어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이야기했는데, 마지막 세번째 대기업의 낙수효과에 의존하는 대기업 지원 정책, 대기업 퍼주기 정책만 남았습니다.”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 올렸는데, 그 뒤에는 돌변해서 2.9%, 1.5%인상에 그쳤습니다. 올해도 노사 간 이견이 큽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12일 밤 2022년도 최저임금을 5.0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회복 프로그램이 맨 먼저 고려할 대상은 자영업자와 저소득 불안정 노동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아야 할 노동자들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최저임금 특별 인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추가경정예산은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피해가 큰 시민들에게 집중돼야겠죠.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한테 피해가 없게 하려면 일자리 안정자금을 대폭 확충해야 할 것입니다. 추경에 한시적으로 포함시켜서는 안 되고, 본예산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3년 정도 연장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을과 을의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자리 문제,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는 코로나 위기 이전부터 심각합니다.

“정의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이 ‘일자리 국가책임제’입니다. 일자리 사회책임제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인공지능(AI)이나 4차 산업혁명은 지금 일자리를 없앤다기보다는 일자리 질을 나쁘게 만드는 일이 많습니다. 최소한 기술혁신이라 부를 수 있기 위해서는 삶의 질을 개선시켜야 합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기술혁신을 지원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보장입니다. 그런데 민간시장의 고용 한계도 있고, 공무원을 많이 확대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일에, 국가가 예산을 지원해 일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실업자에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일자리 국가책임제입니다.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일, 즉 ‘사회적 가치 노동’에 대한 ‘사회적 비용 지불’ 방식입니다.

최저임금에 사회보장 부담금을 합치면 한 사람한테 연간 3천만원가량 듭니다. 현재 실업자가 110만명인데, 1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30조원이 듭니다. 그렇게 일자리를 보장하면 최근 연간 12조원 이상 나가고 있는 실업급여가 얼마간 줄어들 수 있고, 현재 공공일자리에도 연간 수조원이 들어가니까 30조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아직 유토피아이지요. 하지만 그 상상력을 공감하고 존중합니다. 기본소득제가 추구하는 그 가치와 상상력을 살려 현재 실현 가능한 정책이 최저임금에 일자리 보장을 결합하는 일자리 국가책임제일 것입니다. 물론 청년이나 농민 등 특정 집단을 위한 범주형 기본소득은 당장 병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거 안심’과 함께 ‘일자리 안심’ 실현이 불평등 문제 해결에서 우선 과제입니다.”

―민주노동당이 2000년 창당했으니, 진보정당 역사도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의당의 존재감은 매우 약해 보입니다.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문제는 정치야’라고 할 상황입니다. 불평등과 기후위기는 전환기적 가치인데 해결하지 않고 이대로 놔두면 사회가 붕괴할 것입니다. 이들 문제를 정치의 중심에 두고 젠더 문제, 세대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를 절박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정치 중심에 올려놓는 사명이 정의당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이 전환기적 가치, 미래 가치를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재신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곧 대통령선거 후보 당내 경선이 시작될 텐데, 의원님은 출마하시는 거죠?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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