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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엔 ‘반려동물’인데, 판사들은 왜 ‘애완동물’이라 하죠?

등록 :2021-06-30 16:55수정 :2021-07-04 16:53

[애니멀피플]
동물자유연대, 판결문에 ‘반려동물’ 표기 요청에
대법원, 법관 독립성 들며 “재판 간섭 안돼” 답변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반려동물’의 개념과 표기가 공식화 됐지만 여전히 일부 법원 판결문에는 애완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반려동물’의 개념과 표기가 공식화 됐지만 여전히 일부 법원 판결문에는 애완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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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 1500만명 시대, 국내 4가구 중 한 가구가 동물을 가족으로 반려하고 있지만, 법원 판결문은 여전히 반려동물을 ‘애완동물’로 적고 있다.

30일 동물자유연대(이하 동자연)는 ‘애완동물 표기가 법관의 양심인가’라는 논평을 냈다. 앞서 동자연은 지난 4월 대법원에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판결문에 ‘애완동물’ ‘애완견’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를 ‘반려동물’로 통일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지난해 2월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개, 고양이 등 농림축산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을 반려동물이라고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동자연은 대법원에 “동물을 단순히 ‘애완’, 즉 장난감처럼 취급하던 구습에서 벗어나 생명 있는 존재로 존중하겠다는 사회적 의식을 반영한 결과가 ‘반려동물’이란 용어이다. 법원이 자체 공지를 통해 적절한 용어를 통일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달 넘게 답이 없던 대법원은 동자연이 대법원 홈페이지 ‘법원에 바란다’를 통해 진행 상황을 문의하자, 지난 24일에야 ‘종합민원과’ 명의의 답변을 올렸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는 헌법 103조에 따라 재판의 진행이나 그 결과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대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검색 결과. 동물보호법 개정 이후에도 ‘애완동물’ ‘애완견’ 등의 표기가 총 140여 건에 달했다.
대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검색 결과. 동물보호법 개정 이후에도 ‘애완동물’ ‘애완견’ 등의 표기가 총 140여 건에 달했다.

동자연은 “그간 대한민국 법원은 ‘법원 맞춤법 자료집’ ‘바르게 쓰는 특허소송용어’ 등을 발간하며 공용문서 표현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법적 논란이 있는 사안도 아니고 법에서 구체적으로 용어 설명까지 한 표현을 사용해 달라는 요청에, 양심과 독립성이라는 이유를 대며 대응하는 것은 동물 문제를 대하는 법원 태도가 얼마나 구시대적인지 보여준다”고 했다.

이에 대법원은 해당 답변이 법원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한겨레>에 “공식적 답변은 공문으로 하고 있다. 해당 민원 게시판 답변은 담당자가 관행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 답변을 단 것 같다”고 말했다. 대법원 공식 홈페이지 답변이 내용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 해당 공문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의 권유림 대표는 “2018년 이후 애완견이나 애완동물 표현이 판결문에서 많이 사라진 추세이긴 하다. 현행 동물보호법이 반려동물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있는 만큼 법원도 법 체계 흐름에 따라 앞으로는 애완동물 표기를 지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판결문을 살펴본 결과 주로 애완견, 애완동물이란 표현은 고소 제기 당사자나 변호인들이 소장에 쓴 표현이 그대로 판결문에 반영된 사례가 많았다. 고소·고발을 진행하는 당사자도 표기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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